최윤(공): 연상(41), 다정다정, 헌신, 아저씨, 기술자, 공사장 일용직, 배우같은 잘생김, 두둑한 피지컬
정희(수): 연하(21), 유혹(?), 여우, 다정다정, 직진, 애교, 요리 잘함, 사장님됨, 하얗고 도련님 스타일인듯, 예쁘장 잘생
↓ 줄거리(모든 스포 포함)
1. 최(공)가 목욕탕 갔다가 다른 남자한테 추행 당하는 정희(수)를 도와줌 정희가 바나나우유 주고 둘다 서로에게 파지직~~했으나 그렇게 헤어짐
2. 최가 다니는 오비집에 알바가 새로 왔는데 그게 정희
3. 둘이 결국 눈 맞고 맘 맞고 최 집에서 같이 살게 됨 정희는 최가 알아본 분식집 알바하면서 오비집 일도 관둠
4. 그러다 정희 구남친1 마운기가 찾아옴
5. 최와 함께 물리침(?)
6. 정희 식당 여러개 하다가 창업하는데, 그때 최 공사장에 찾아온 본사 직원이 정희 구남친2 이한수임
7. 역시 또 최와 함께 물리침(??)
8. 둘이 알콩달콩
그런데 이 작품은 정말 완전히 감정물이기 때문에 줄거리 요약보다는 캐릭터 설정을 아는 것이 이야기를 이해하기 더 좋을 것 같다.
* 인물 이야기 *
- 최윤
주정뱅이 폭력 아버지 밑에서 고생하면서 큼. 가족 없고 결혼도 하지 않아 그때그때 일거리 좇아 전국 떠도는 부평초 같은 삶. 동거는 몇 번 했음. 정희 만나기 전까지 뼈테로. 정희 만나고 처음으로 결혼, 안정적 가정, 고정된 집 이런 거를 바라고 꿈꾸게 됨.
- 정희
엄마가 술집에서 일하고, 그래서 아빠는 누군지 모름. 엄마가 재혼하면서 혼자 서울로 올라옴. 겪어본 구남친들이 완전 똥차라서 이젠 진짜 서로 다정하게 행복하기만 한 사랑해보고 싶음.
- 마운기(구남친1)
정희 엄마가 일하게 된 술집 마담 아들. 그 가게 여자들 기둥서방 겸 사장...? 정희가 16살에 처음 만남. 서로 반해서 연애 비스무리하게 했지만 사랑을 믿지 않아 사랑을 부정하고 계속 다른 여자들과도 관계하는 개똥차짓을 함. 결국 정희가 서울로 떠나고, 정희 찾아 서울 쫓아가지만 팩트폭력 당하고 혼자 돌아옴. 후에 최와 함께 찾아온 정희에게 이게 사랑이냐...? 대사 치고 퇴장함.
나중에 동네에서 괴롭힘 당하던 고등학생 우조를 도와주고, 걔랑 연애하게 됨. 이번엔 진짜 연애.
-이한수(구남친2)
중학교 동창. 지가 정희 좋아한다는 거 인정 못해서 도리어 왕따 주도함. 학교에선 괴롭히고 방과 후엔 정희 집까지 쫓아가서 관계하는 등 개똥차짓을 함. (진짜 관계 후 화대 던져준건 역대급 개쌉쓰레기) 후에 정희네가 이사가면서 헤어지게 됨. 그러다가 최가 일하는 공사장에 파견 나오면서 최와 친해지는데 그러면서 정희와 재회함. 이 새끼는 이때 남자친구도 있으면서 여전히 호모포비아 사고방식을 하고 있었음. 개또라이. 여튼 최와 정희 사이를 모를 때는 미련이 남아서 정희한테 질질 치대고, 둘 사이를 알고서는 정희보고 같이 도망가자느니 별 희한한 짓을 하는데 여기서도 정희의 팩트폭력+최의 주먹+남친의 자살기도에 쬐끔 정신차리고 퇴장.
* 조각감상 *
- 작가님 글 진짜 잘 쓴다. 뭐라해야하지. 맛깔나게? 연륜이 막 느껴진다. 이 작품은 특히나 크게 이야기를 끌고 갈 만한 소재가 없는데도 쳐지는 부분이 전혀 없이 탄탄하다. 분량도 단권도 아니고 3권인디... 개인적으로 그게 가능할 수 있었던 일등공신은 김다윗표 씬이라고 생각한다!ㅎㅎ 워낙에 유명한 작가님인만큼 이 작품 또한 정말 대단... 굳이 따지고 보면 엄청나게 특별할 것도 없는데 희한하게 제일 야하고 자극적이다. 갠적으로 최의 나이가 크게 실감이 안나다가 씬에서는 좀 느껴졌는데,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독할 수밖에 없었음...ㅎㅎ
- 솔직히 오비집이니, 술집여자니 좀... 최 본인이 오비집 드나들던 걸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하긴 하지만 그래도 보기 불편했다. 특히 '희'네 마담이 최를 좋아하던 관계이다보니 조금 더 껄끄러운 느낌. 아무튼 이런 소재에서 구작 느낌이 팍팍 났다. 작품 열기 직전까지 끝까지 고민했던 오비집 다니는 공 설정...
- 정희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인물은 아니었는데 (더 담백한 편이 좋다) 다정하고 직진인 면이 좋았다.
- 최는 진짜 다정의 끝판왕이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보니 어줍잖은 질투, 자기부정, 열등감 등을 표출할 인물이 아니기도 했지만, 애초에 사람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정하고 다정하다. 허세 없고, 꼰대짓 안 하고, 직장에서의 모습도 좋고, 입만 살아서 쫑알쫑알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말에 무게가 있는 사람이다. 게다가 정희에게 한없이 사랑을 퍼주는 공! 집착광공이 범람하는 가운데 이런 공은 귀하다. (물론 오비집 설정 없으면 더 좋았을 거 같다)
- 둘의 나이차가 진짜 많이 나긴 한다. 정희가 나이에 비해 너무 철든 편이라 좀 덜 느껴지긴 하는데, 무려 20살 차이. 그러고 보면 정희는 나이에 비해 좀 많이 성숙하게(?) 표현된 거 같다. 작가님 글의 특징이긴 하지만, 마운기 과거 에피소드에서 그런 성적 긴장감이 팽팽한 분위기를 중고딩이 만들 수 있다는 게 좀 과하게 느껴졌다. 정희의 첫사랑 에피소드 또한... 물론 주변 환경이 그럴 수 밖에 없긴 하지만 쪼끔 연령대를 더 올렸어도 괜찮았을 느낌.
- 보통 난 공>수 질투를 훨씬 선호하는데 이상하게 여기서는 수>공 질투가 더 좋았다. 더 질투해, 정희야.ㅎㅎ
- 무작정 부자공이 불우한 가난수를 구원해주는 스토리보다는 이렇게 감정적으로 서로를 구원해주는 이야기가 좋다. 둘의 첫만남, 서로 호감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크게 와닿지는 않았지만 그 이후의 이야기들은 너무 좋았다.
- 개인적으로 정희 구남친 1, 2 다 별로였지만 그래도 마운기는 나름 괜찮았다. 열등감 없고, 자기연민 없고, 스스로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부끄럽게 여겨 포장하려는 마음도 없는 게 좋았다. 정희의 회상에서처럼 마운기는 정희를 만나며 다 똑같은 밑바닥 인생, 뭘 더 바라냐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BL 주인공 자격에서 박탈될 사고방식이긴 하나 그런 성장배경에서는 충분히 그럴 법한 모습이다. 그리고 정희와의 마지막을 받아들이는 모습도 좋았다. 뒤에 등장한 우조와의 에피소드도 나름 귀여웠고. 갠적으로 우조가 너무 마음에 든다. 너무 귀여워. 완전 내 스타일. 얘네 이야기가 궁금하다.
- 반면 이한수는 끝까지 싫었고, 정말 얘만큼은 이물질처럼 느껴졌다. 사랑을 하는 데 따라오는 모든 책임과 부담을 오롯이 상대에게 전가하고 그러면서 스스로의 마음을 포기하지도, 감당하지도 못하는 게 진짜 최악이었다. 전형적인 찌질이 비겁자. 중딩때야 어리니까 그렇다고 쳐도 (하지만 어려도 저딴 식으로 구는 애가 많을까?) 나중에 사회인이 되어서 만난 모습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아 더 정 떨어졌다^^ 진짜 최악. 얘는 영영 퇴장하면 좋겠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내 심금을 울린 대사 한토막이 얘 입에서 나왔다. 형광펜 칠하면서도 부들부들함.)
* 좋았던 장면 *
- 마운기 만나러 간 정희 찾아 반쯤 미쳐도 돌아다니는 최저씨
- 첫날밤(^^)이 지나고, 아침에 정희 운동화 씻고 있는 최저씨. 시트 갈아주고, 몸 수건으로 닦아주고, 아침 대령해주는 공들 많았지만 수 운동화 빨아주는 공은 처음!
(20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