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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맨틱에러

미스옴데 2020. 10. 25. 17:40

 

출처 - 알라딘

 

 

수(추상우): 컴공과, 기계인간, 프로그래이머, 감정을 느끼는 정도가 아주 약함(간신히 장애까지는 아닌), 화목한 가정(부모님과 여동생), 세계에서 유명한 게임회사

공(장재영): 시디과, 디자이너, 잘나간다, 재벌집 아들, 살벌한 가정, 쌍둥이 동생(장재홍, 금융인), 어릴 적 영국인가 여튼 외국에서 살았음, 보드 좋아함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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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우(수)는 졸업필수과목의 조별과제로 재영(공)과 엮이는데 재영은 이미 외국 유명 대학원에 합격한 상태라 대리출석, 무임승차 중이다.

결국 과제를 혼자 다한 상우가 발표와 함께 교수님께 대리출석에 대해 말하게 되고 재영은 F를 받으며 졸업을 할 수 없게 된다.

발등에 불 떨어진 재영이 불이 나도록 연락해도 상우는 다 씹는다.

그 뒤 상우는 철저한 인생계획에 따라 자신의 포트폴리오 중 핵심이 될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데 같이 하기로 한 디자이너가 갑작스러운 취직으로 하차하게 되고 대신 다른 디자이너를 소개해주게 되는데, 알고보니 그 사람이 장재영.

첫만남에 서로를 알게 되고, 프로젝트는 엎어지게 된다.

상우는 그를 피하지만 사과를 원했던 재영과 계속 부딪히게 되면서 재영은 분노+호승심+관종(?) 마인드로 상우 맞춤 괴롭힘을 시작한다.

재영의 끝없는 괴롭힘과 치근덕거림(?)에 상우는 몸의 끌림(?)을 느끼고 결국 둘은 섹파 겸 프로젝트 파트너로 관계를 재정립하게 되는데...

재영은 졸업이 미뤄지면서 포기했던 대학원에 다시 원서를 넣었고 곧 유학을 떠나야 할 상황.

상우는 분명 섹파인데 곧 떠날 재영이 자신에게 한마디 안 하는 것이 불안하고 재영은 이미 마음이 통한 거 같은데 끝까지 자신을 섹파로만 생각하는 상우에게 상처 받는다.

여러 우여곡절을 겪고 서로 마음이 통하게 된 둘은 재영이 대학원을 포기하고 취직하고, 상우가 졸업 후 외국 유명 게임회사에 취직하며 함께 미국으로 떠나는 것으로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둘이 함께 하던 게임은 대박나고 서로의 가족에게도 커밍아웃 성공.(상우가 좀 고생했지만)

 

+) 외전은 결혼을 막으려는 재영의 쌍둥이 재홍이 등장하여 둘의 사랑을 재확인(?)하는 것으로 결혼엔딩~

 

- 재미있다. 사실 이 장르에서 재미가 충족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하지 않을까? 막힘없이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 글이 유연하다. 힘이 잘 빠졌다. 그래서 더 생동감 있고, 크게 멋진 대사, 크게 기발한 장면이 아니라도 작가님이 찍은 방점에서 하나도 빠짐없이 감동을 느끼고 애정을 느꼈다.

- 간질간질. 둘이 영화보고 둘러둘러 주차장으로 가던 길, 손을 잡을까말까 망설이고 가는 길이 짧게만 느껴지고, 그 장면은 꼭 영상으로 본 것 같다. 캠퍼스물이라서 그런지 내 첫연애 생각도 어렴풋이 나고. 둘 성격상 그러기도 어려운데 희한하게 엄청 풋풋하다.

- 연상공 연하수에 특별한 생각이 없었는데, 너무 좋다. 특히 형 소리는 연하공이 하는 게 제일 바람직하지 않나 싶었던 나의 고정관념(?)을 완전 뒤집었다. 연하수의 형 소리 너무 좋다.

- 대화 티키타카가 너무 좋다. 공수 대화도 좋고, 조연들과의 대화도 좋다. 계속 말하지만 힘이 너무 잘 빠졌다.

- 외전도 완벽. 특히 장재홍도 게이라는 점에서 상우에게 잠시라도 끌리는 장면 나올까봐 마음 졸였는데(내가 안좋아하는 전개ㅠㅠ) 안 그래서 너무 좋았고, 역시나 재미있고 사랑이 가득하고 둘이 안정적인 모습을 봐서 너무 좋았다.

- 내 캠퍼스물 인생작 2호

 

* 대하여 대하여 대하여~

- 조금 혼자 나간 이야기

   이 둘의 이야기는 그냥 다른 생각 안하고 그 자체로도 충분히 재미있고 간질간질하다. 그러나 조금 다른 생각을 해보자면, 이 작품 자체가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연인이라는 관계에 대한 총체적 우화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서로를 향한 미움과 소통의 부재, 너무나 다른 삶의 모습에서(둘은 살아온 배경마저 너무나 다르다) 서로를 결코 이해할 수 없다는 간극을 깨닫지만 스파크는 정말 예측할 수도 없게 비논리적으로 터져오른다.

   비단 상우와 재영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사랑을 할 때면 끝없는 갈등을 한다. 이성과 감정, 절제와 충동, 이기심과 이타심. 그건 상대와 나의 싸움이 될 때도 있고, 나 혼자만의 고뇌가 될 때도 있다. 그 두 양극점이 여기서는 주인공과 주인수로 대변된다. 그리고 이야기는 누구나 예상하듯 서로 싸우고, 오해하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지적하고, 아쉬워하지만 결국은 또 서로가 달라서 서로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서로가 서로를 위해 양보하고 사랑하는 엔딩이다. 재영은 조금 더 정돈되고 일상을 지키고 규칙을 찾고 인내하고, 상우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불확실성을 즐기고 마찬가지로 인내한다. 서로가 서로를 물들이는데, 또 동시에 역설적으로 서로의 색깔은 더 짙어진다. 상우를 위해 인내하는 재영이 더 자유로운 색을 띠고, 재영을 위해 인내하는 상우가 더 안정적인 색을 띠는 것은 아이러니지만 사실 사랑이 그런 것이다.

   현실에 존재하지도 않는 두 인물의 사랑이야기지만 그걸 보면서 나도 함께 그 시간을 지낸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은 분명 그 이유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의 수만큼 사랑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그 모든 감정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사랑은 명확하고 강렬하니까, 그 둘의 이야기가 나의 사랑을 떠올리게 하고 나의 연인을 떠올리게 한다.

- 공에 대하여

   장르소설을 읽을 때면 일반소설과 가장 극명하게 차이나는 것이 바로 소개란을 차지하는 "키워드"이다. 단순 줄거리를 떠나 주인공과 주인수가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는지 단어로 앞서 정리를 해주는 거다. 이 장르가 목표로 하는 것은 너무나 뚜렷하게 <재미>, <욕망>이기 때문에 개인취향은 또 매우 디테일하게 달라지고 그래서 입맛 맞게 맞춰보라는 식으로 시작된 게 아닐까 하는데(소위 "지뢰"라고 말하는 요소는 장르소설에서 아주 두드러지고, 공이든 수든 공수네 집 벽이든 여튼 그만큼 이 장르는 개인이 이야기 속에 이입할 소지가 매우 높고 그만큼 고몰입, 대리만족, 호불호의 세계이다), 그게 편리하고 실패할 확률을 줄이지만 아쉬운 것도 많다. 키워드에 작품이 종속되어버리는 거다. 사람은 딱 하나로 떨어지지 않는다. 평소 무심했다가 또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유혹도 했다가 뜻대로 안 되면 예민해지기도 하고 그러다 욱 하면 또 미안해지고 후회하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그걸 무심수 유혹수 예민수 후회수라고 다 때려박는 작품은 본 적 없다.

   그러다보니 작품이 어느 순간 재단되어 쓰이는 경향이 생겼는데, 이건 아주 확신의 세계지만 또 심심한 세계다. 공과 수는 그 키워드를 깨고 나오기 힘들고, 캐릭터로 전개되는 이 장르는 또 그래서 비슷한 이야기를 답습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신선한 소재 혹은 미친듯한 사전조사로 얼마나 신선하냐 독특하냐 진짜같냐 화제가 되긴 하지만 사실 다 벗겨보고 공수의 행동과 감정만 놓고 본다면 사실은 오히려 빈약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쉬울 정도다.

   결국 공은 멋진 알파여야하고 상대적으로 수는 조금 더 자유도를 가지는 듯하지만 하여튼 공과 합이 잘 맞아야한다는 절대 법칙을 따라야한다. 공의 멋짐을 나타내기 위해선 촘촘한 서사, 대사, 행동, 시간을 쌓아나가기 보다는 시각적으로, 혹은 절대명제로 못 박아두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깔끔하다. 그래서 키는 어느덧 180대는 아쉬운 지경에 이르러 웬만하면 190대를 바라보게 되었고, 그곳의 크기는 이제 거의 탈현실로 달려가고 있다. (나도 싫지 않다 장르소설조차 현실이면 누가 보겠나) 한국재벌은 이제 우습고 세계를 주무를 권력 정도는 되어야 그나마 재벌공 소리가 붙는다. 첫경험이든 아니든 밤일은 무조건 천재적으로 잘해서 수를 기절시켜야하고 체력은 또 사람인가 싶을 만큼 좋아야한다. 성격은 또 어떤가. 어디가나 기죽지않고 남들을 눌러버리는 위압적인 성격인데 내 남자에게만은 따스한 차가운 남자다.

   게다가 공과 수는 분명 멀쩡한, 그것도 인기 많은 남자로 나오는데(스펙상 인기 없을 수가 없다) 연애 경험은 없거나 설사 많아도 진짜 사랑은 서로여야한다. 굉장히 로맨틱하지만 이미 리얼리티를 반영해보려는 아주 조금의 시도조차 물거품으로 사라진 판타지적 설정이다.

   당연히 비엘소설 읽으면서 현실을 떠올리라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자극이 강해질수록 더 큰 자극을 봐야 재미를 느끼고 그렇다보니 이 판이 키워드 비대화된 소설만 살아남는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저 위의 설정 중 하나라도 부족하다 싶으면 무매력공이 되어버리거나 조금 인간적인 모습을 끌어오면 노간지공으로 통칭되어버리니... 수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공보다는 외적 기준에서 자유롭긴 하나 오히려 더 애매모호한 기준들만 남아 까다롭기는 더 까다롭다.

  나중되면 키 2m에 전세계적 기업의 주요계열사 이사님인, 워커홀릭이지만 소양이 깊고 수와의 뜨밤을 위해 잠을 하루 2, 3시간만 자도 끄덕없는 요리도 잘하고 센스도 좋고 힘도 좋은, 아랫사람들에게 차갑고 윗사람들에게 두려운 존재지만 내남자에게는 다정하고 열정적인, 30평생 진짜 사랑은 수만이 전부이고 첫경험도 완벽한, 병적인(솔직히 병임에 틀림없다) 집착을 하면서 거기 크기는 탈아시아를 넘어 탈인간급인 공만이 존재하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장재영은 내 나름대로 아주 오랜만에 보는 획기적이고(?) 매력적인 공이다. 리디 키워드를 보니 다정공 능글공 집착공인데 다 장재영에게서 본 면면들이고 또 동시에 그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인물에 대한 감상이 가득하다. 장재영은 잘 삐지기도 하고 게으르고 그래서 지저분한 면도 있는데 낭만적이고 충동적이고 갑자기 혼자 벅차오르기도 한다. 자존심도 세고 욱하는 성격도 있고 고집도 있다. 수를 찌질하게 괴롭히는 것만 봐도 남다르다.  

   그런데 그래서 나는 작가님이 이 캐릭터를 3d로 빚은 거 같다고 느꼈다. 멋짐에 집착하여 평면 판에 긁어내리듯 깎은 공은 그냥 그게 다다. 그런데 여기는 조금 모자라고, 저기는 힘을 빼고 하면서 어떤 전체적인, 완성된 사람을 상상하며 조각하는 공은 옆에서 보면 다르고 앞에서 보면 다르고 뒤에서 보면 또 다르다. (그렇다고 당연히 장재영이 현실적인 인물이라는 건 아니다 그런 남자는 없다)

   그래서 나는 보는 내내 장재영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고 느꼈고 정이 가고 즐거웠다. 뒷이야기가 계속 궁금했고 만족스러웠고 마치 옆에서 함께 지켜본 친구처럼 느껴졌다. 여전히 공의 사랑에 대한 맹목성은 현실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이 부분만큼은 어쩔 수 없다), 입체적인 캐릭터가 날뛰면서 표현하는 사랑은 그래도 조금은 현실감이 있어 보는 내내 나도 같이 두근거렸다.

   그리고 난 이 작품의 몇몇 장면이 꼭 영상으로 본 것처럼 생생하게 떠오르는데 그게 작가님이 상황묘사에 공을 들이는 것도 있지만 장재영의 생동감 덕도 있다고 생각한다. 장재영의 이목구비는 당연히 잘 모르겠지만 전체적 이미지, 표정, 행동이 진짜 어떤 사람을 떠올리듯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게 장재영이라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빚어낸 덕분이라 생각한다.

- 수에 대하여

   반면 수는 굉장히 인위적인 인물인데, 현실에 있을 법한 성격을 과장하여 설정한 것 같다. 이 이야기 전체를 끌어가는 힘이 어떻게 보면 수의 특이성에 있기 때문에 작가님이 이쪽에 힘을 실은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고, 작품 전체의 아이덴티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여서 진짜 이렇게 쓴 작가님에게 감탄하면서 봤다.

   또 수가 감정이 매말랐고, 집착이 심하며, 이혼의 'ㅇ'자만 꺼내도 경기하는 성격이라는 것도 의외롭고 좋았다. 보통은 공이 이렇게 집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추상우식 집착을 보고는 이제 집착수 키워드를 달게 볼 거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게다가 "그" 추상우가 형, 자기 거리는 걸 보고 있자니 나까지 잇몸이 다 말랐다. 외전에서 재영에게 "자기" 하는 추상우의 모습은 일견 감격스럽기도 했고, 또 당연하다 생각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 관계의 시작이 수가 공에게 육체적 욕구를 느끼면서 시작된다는 점 또한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사실 비엘소설에서 거의 매 작품 공은 절륜하고 수는 담백하다. 그런데 이렇게 욕망에 솔직하고 적극적인 수를 보자니 그간 "중도 수편애자"로 스스로 정의내린 내 취향에 대해 조금 더 알 거 같았다. 원래 씬에 크게 호불호가 없고 덤덤해서 그나마 좋았던 씬들을 "다정한 씬"이라고 정의내렸었는데, 이제 보니 아니었다. 물론 그것도 맞지만 좀 더 명확히 "수도 적극적이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쌍방 씬"이 좋았던 거다.(아직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씬은 유우지님 꽃밭의 첫씬이다) 시에러의 씬 장면들이 크게 좋았던 건 아니지만 수가 좋아서 적극적으로 리드하는 느낌을 준 것이 내겐 만족스러웠고, 나는 둘 사이 위계가 거의 없는 동등하면서 쌍방적인 사이가 좋았다는 것을 새롭게 깨달았다.

   그리고 웃긴 이야기지만 가난하지 않고 갈등이 없는 사랑 가득한 가정에서 올바르게 잘 자란 수를 거의 처음 보는 거 같다. 추상우는 감정 결여, 사회성 부족이라는 약점이 있지만 사랑이 넘치는 가정에서 자라 사실은 그렇지도 않다는 게, 충분히 사랑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게 참 좋았다. 이렇게 든든하고 단단한 수라니! 그리고 이야기 또한 그런 수를 망치거나 훼손시키는 것이 아닌, 오히려 그 부족해보이던 일부분마저 새롭게 채워주는 방향으로 흘러서 참 좋았다.

- 건강한 연애에 대하여

   비엘장르만큼 기형적 사랑이 가득한 곳도 없는데, 그게 좋아서 이 장르가 애초에 시작된 것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 적이 있다. (동성애가 기형적이라는 게 아니라 집착, 강제성 등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소위 건강한 관계, 서로 동등하여 마음을 주고 받게 되는 이야기는 거의 없는데, 역경을 이겨낸 알콩달콩 외전에서도 공이 퍼붓는 사랑에 치유받는 수의 이야기가 대부분인 거 같다. 그런데 이 이야기만큼은 음침하거나 어두운 구석이 없는, 평범하지만 특별한, 아주아주 건강한 사랑이야기가 나온다. 서로 동등하다 느껴지는 마음을 주고 받으며 쌍방 후회없이 사랑하는 이야기. 상대의 마음을 부채감 없이 받을 수 있는 이야기.

- 공 수 전환시점에 대하여

   원래 공 시점도 안좋아하고, 공수 전환되는 시점도 안 좋아한다. 상상할 여지가 줄고 같은 장면 두 번 서술되는 식이 작품을 지루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작품만큼은 그 방식이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의 입장을 풀어나가기 좋았고, 그러다 보니 같은 장면을 두 번 보여줘도 너무 다르게 느껴져서 늘어지지 않았다. 상우 입장에선 제멋대로인 것 같은 재영이 재영의 입장을 보면 다 이해되고, 재영의 입장에서 너무하다 싶은 상우가 상우의 입장을 보면 또 타당하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둘 사이에 늘어진 현이 쳐지거나 끊어지지 않고 딱 팽팽하게 잘 당겨지도록 설계되었다. 그래서 둘의 사랑이 건강하게 느껴진걸까(?)

- 조연에 대하여

   나는 조연이 커지는 게 싫다. 조연들 이야기가 많은 게 싫다. 서사에 필요하다거나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드는 게 아닌 부차적으로, 도구적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훨씬 많아 매력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그런데 여기 조연들은 일단 캐릭터가 확실해서 보면 재미있고 감초 역할을 잘 한다. 내가 애정하는 지혜와 최유최! 당연히 조연이니 이야기 사이드에 있지만 둘의 이야기가 궁금할 정도로 좋았다. 그리고 상우 어머니도 참 특이하고 좋았다. 상우가 재영과 결혼한다니까 상우에게 상대방을 구속할 수 있는 아주 좋은 합법적 방법이라고, 잘했다면서 칭찬하는데 아주 깔깔거리면서 봤다.

 

 

   이 작품은 이야기의 결이 재탕하기에 좋기 때문에, 자주 재탕할 거 같다.

 

 

 

(201020)